"좋게 보고 좋게 말하자 "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어느 날 왕사 무학에게 이르기를, '대사, 오늘은 괴념치말고 농이나 한번 합시다' '좋지요' '누구부터 할까요' '전하부터 하시지요' '그러지요. 그럼 나부터 합니다. 대사의 얼굴은 꼭 돼지 같소이다' '전하의 용안은 부처님 같으십니다' 농담을 하자는데, 무학이 정색으로 자신을 찬양하자, 이성계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어허, 대사. 농담하는 시간입니다' '전하,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이옵니다' 이성계는 이 말에 크게 웃었다고, 이 일화는 널리 회자하는 농담이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인간의 근본과 진실을 알려주는 진담인 것을 알게 된다.

상대방에 대해 하는 말이, 결국 '그 사람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게 된다. 자신은 자신이 칭찬하고 욕하는 바로 그 사람임을 알아야 한다. 비판을 받아드리지 못하는 사람, 입만 열면 남의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은 대체로 선량하지 못하다. 남의 잘못에 관대하고, 혹시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돌아보는 사람은 대체로 선량하다. 말이란 결국 자기 내면에 들어있는 것을 꺼내 놓는 것이다.

봄을 알리는 비가 연일 계속되어 왔다. 아침과 저녁으로는 가끔  영하의 기온을 보일 것이지만 분명 따스한 봄은 오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라는 전염병으로 온 세상이 팬데믹 환난을 잘 이겨냈다. 그러나, 점차로 악화되는 국내외 경제, 이어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같은 불신의 국제정세,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따스해지는 봄날과 함께 자주 얼굴을 대할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럴때 일수록 서로 만나면  언제나 좋게 보고 좋게 말하는 아름답고 정이 넘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래본다.

 

▲ 윤장원 박사
▲ 윤장원 박사

 

♦윤장원♦

호는 유천(裕泉), 박사, 시인, 수필가, 한시시인

전)FAO-CGIAR-ICRISAT 국제작물연구소, 수석연구원

현) BENGUET STATE UNIVERSITY,

Lifetime Achievement Professor (종신석좌교수)

현)농사협(RSDC), 농촌개발본부장

현)정부 공적원조(ODA) 전문가 개발도상국가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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