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고등학교(교장 박재관)는 12월 29일(수) 13시 30분부터 14시 20분까지 대강의실 306호에서 2학년 심화반 및 희망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영진 졸업생이 모교를 방문하여 2023학년도 수능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소개하는 특강을 개최했다.

이영진 졸업생은 인사말에서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에게 조언을 주기 위해 특강을 하러 온

38기 졸업생이자, 경상국립대학교 의예과 21학번 이영진입니다. 2학기에 수행평가, 기말고사, 여러 비교과 활동을 준비한다고 다들 고생이 많았다고 먼저 토닥여주고 싶습니다. 다른 과목을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열심히 이야기를 전달하고 가겠습니다.”

먼저 이야기에 앞서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타임머신이 개발된다면 돌아갈 생각이 있나요? 그렇다면 언제로 가장 돌아가고 싶나요?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가 공부 안 해도 만점을 받고 싶었습니다. 중학교로 돌아가서 선행 학습을 하겠습니다. 고1로 돌아가서 내신을 정말 잘 받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답변이 나왔네요. 저에게 이 질문을 한다면 저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변할 것입니다. 저는 하루하루가 힘들었고 치열했습니다. 아직도 저는 고등학교 내신

시험을 치고 수능을 치는 악몽을 꿉니다. 그 상황이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그때의 저보다 더 잘할 자신이 없습니다. 만약 저한테 무조건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면 너무 막막해서 이 자리에서 펑펑 울 것 같습니다.

제 친구들은 저를 보면서 시간을 알았습니다. 시험 기간만 되면 적게 자고 공부를 무리하게 해서 항상 감기에 걸렸고 빨간 손수건을 목에 메고 다녔습니다. 이 빨간 손수건을 보며 시험 때가 됐다고 친구들이 체감했다고 요즈음도 만나면 이야기를 듣습니다. 시험 기간마다 한두 번 링거를 맞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공부하겠다는 다짐으로 머리를 밀었던 시절도 있었고, 점심 먹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도시락을 먹으면서 심화반에서 혼자 공부했습니다.

아침형 인간이었던 저를 되돌아보면 학교를 6시에 등교하여 약 한 달 동안 혼자 공부했습니다. 친구들이 pc방 가자고 할 때에도 저는 공부해야 한다고 밤 11시까지 혼자 남아 공부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간절한가요? 얼마나 독하게 공부하고 있나요? 하루하루가 힘든가요?

저는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공부가 제일 싫습니다. 오늘 먼저 어떻게 제가 이렇게 독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하면서 독기를 심어주고 싶습니다. 또 이 독기를 바탕으로 수험생활의 태도와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독기를 가질 수 있었던 첫 번째 요인은 꿈이었습니다. 의학 드라마를 보면서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그 숭고한 정신에 매료되어 중3부터 의대 진학을 위해 공부했습니다. 전국 의대 정원 3,058명 안에 들기 위해서는 수시전형으로 내신은 1.3 이내에 들고 수능 최저등급을 통과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쉽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 방법으로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였습니다.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친구들이 “의사 중에서 장의사는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놀렸습니다. 이 말을 듣고 오기가 생겼습니다. 안 된다는 주위 시선에 굴복하기 싫었고 해내서 친구가 잘못 생각했다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결국 해냈고 결과를 보여주니 뿌듯했습니다. 여러분들의 꿈은 뭔가요? 어느 대학교에 가고 싶나요? 그 목표를 당당히 드러내고 안 된다는 주위 시선에 굴복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이뤄냈으면 좋겠습니다. 그 꿈을 실현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니까요. 자기가 안 된다고 생각하면 그 목표는 절대 이룰 수 없습니다. 꿈을 크게 잡으세요.

학교에 처음 왔을 때, 제가 독기를 가질 수 있었던 두 번째 요인은 평범함이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에서 받은 가장 큰 충격은 심화반에 있을 때 친구의 공부입니다. 저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어느 개념을 학습할 때 여러 번을 봐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한 번만 봐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좋았습니다.

머리가 좋은 그 친구가 내가 심화반에서 치열하게 공부할 때 자고, 만화책을 읽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허탈했으며 인생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쟁자인 저 친구를 이기려면 무수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너무 답답했습니다. 오기가 생겼습니다.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평범한 두뇌를 가진 사람도 노력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노력한다면 다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게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제 독기는 오기에서 나온 것 같네요.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여기 서서 특강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수험 생활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멘탈 관리입니다.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멘탈입니다. 현역 때 국어에서 흔들렸던 멘탈이 수학에 영향을 주었고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고, 재수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할 때도 ‘쿠크다스’라고 부를 만큼 멘탈이 쉽게 무너졌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게 했던 방법은 뜻밖에도 공부량이었습니다. 

저는 깨어있는 시간에 풀 집중했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시험 칠 때마다 ‘나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절대 성적이 안 나올 수 없다’라고 생각하니 긴장도 풀리고 성적도 잘 나왔습니다. 

또, 저는 담임선생님께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았습니다. 힘들 때 교무실로 찾아가서 상담을 받고 선생님의 격려를 들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혼자 끙끙 앓은 것이 아니라 선생님께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성적이 낮아 조급하고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한다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자신을 믿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두 번째는 유형화입니다. 제가 고3  때 수학은 창의적인 사고를 요하는, 나는 할 수 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출 분석을 반복하면서 수능에 나오는 수학은 계속 똑같은 문제가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같은 개념, 소재로 포장지는 다르게 하지만 본질이 같다는 것을 깨달았고 개념과 기출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에 저는 모든 문제에 일관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안다고 넘어가는 것이 아닌 기출 하나하나를 분석하여 다음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일관성이라는 무기 덕분에 수능에서  29문제를 알고 풀었습니다. 그 결과 1등급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모든 수험생의 문제인 실수에 대하여 이야기 하겠습니다. 저는 9월 모의평가에서 6번, 9번, 11번을 틀려  처음으로 4등급을 받았습니다. 1~2등급을 받던 저에게는 충격적인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수에 대하여 어떻게 줄일 지 심각하게 고민하였습니다. 제가 택했던 방법은 필산입니다. 빠르게 풀고 한 두번 검산을 하니 틀렸던 부분을 계속 틀리고 시간만 낭비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번 풀 때 정확하게 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공부할 때마다 실수하는 부분을 체크하였고 그것을 노트에 크게 적어 항상 머릿속에 새겨두었습니다. 이렇게 공부하니 취약점을 찾을 수 있어 실수가 크게 줄었고 특히 가장 중요한 수능에서 안정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는 인간이라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누가 어떻게 실수를 고쳐나가는지가 고득점의 핵심입니다. 필산을 할 것인지, 아니면 빠르게 풀고 검산을 할 것인지를 정하고 어디가 취약점인지 등을 명확하게 인지하면 실수가 크게 줄 것입니다. 저는 특히 수학이 약했기 때문에 수학을 예로 적었지만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취약점을 찾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번째는 쉬는 시간의 활용입니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꽤 긴 시간입니다. 수능 특강, 수능 완성 2~3회를, 탐구 과목을 몇 회 독씩 돌릴 수 있는 긴 시간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이 점을 간과합니다. 쉬는 시간 동안 여러 번 회독을 통해서 약점을 파악하고 공부 시간에는 그 약점을 보완하면서 성적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쉬는 시간에 자는 것이 아닌 12시에 자고 쉬는 시간 동안 집중하는 것이 더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대학교를 진학하고자 하는 것은 더 나은 나의 삶을 위해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위의 말과 시선에 굴복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길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 원하는 목표를 이루시기 간절하게 바라겠습니다.  두서없이 긴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손혜성 학생은 “<절실함은 기적을 낳는다>라는 제목으로 강의 시작했을 때, 얼마나 노력을 했길래 ‘절실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라고 생각했는데, 선배가 한 활동들의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심보다는 ‘본받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진학의 중요성과 진학 방법으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서 설명 들으면서 생활기록부를 어떻게 쓰는지, 그리고 대학교 면접에서 어떤 것을 질문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스스로 부족한 점을 반성할 수 있고 남은 기간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노력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했으며,

한동화 학생은 “2학년 오인환 선생님께서 평소에 자주 말씀하셨던 선배님의 강의라 좀 더 집중할 수 있었고, 기말고사 시험이 끝나고 약간 풀어져 있는 느낌이 없잖아 있던 학생들에게 입시라는 경각심을 다시 일깨워주는 강의이었으므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한편, 영진고등학교는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선배를 초청하여 그들의 살아 있는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1학기에는 00대 한의예과 1학년 이효원이 ‘필수는 아니지만 필수이어야 하는 것(나의 효율적인 학습 방법)’에 대하여 특강이 있었다. 

특강을 마치고 선후배 간 기념사진
특강을 마치고 선후배 간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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