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와 양보로 농번기 교통사고 예방합시다!』

상주서 교통관리계장 경감 박명식
상주서 교통관리계장 경감 박명식

꽃 피는 봄이 오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느라 비단 사람 마음만 분주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도 저마다 새로이 한 해를 시작할 준비로 소란스러워진다. 한적한 시골에서도 농번기인 봄철만큼은 한 해 농사를 짓기 위한 농민들의 분주한 일상이 시작된다. 도로 위에서 경운기와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시기도 바로 이때부터이다.

지난 3년간 상주지역에서 농기계로 인한 교통사고가 28건이 발생, 그 중 28.5%나 되는 8명이 운명을 달리하셨다. 농번기 기간 중 발생하는 농기계 교통사고 발생률은 한 해 농기계 교통사고의 75% 정도나 차지한다.

그런데 이러한 농기계들은 일단 한 번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자동차와는 다르게 안전띠와 같은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어서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농기계 교통사고가 일반 교통사고보다 사망할 확률이 무려 7배나 높아 그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하여야 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농기계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주요 교통사고 사례들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 ‘농기계를 추월하려다 일어나는 사고’를 예로 들 수 있다. 농기계는 후미등이 없거나 부족하고, 평소에 과적으로 후방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또 기계 자체의 큰 소음으로 인해 뒤편에서 일반 자동차가 다가와도 이를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로 ‘새벽이나 야간에 농기계가 시야에 잘 보이지 않아 일어나는 사고’를 살펴볼 수 있다. 농번기가 되면 농민들이 농기계를 타고 이른 새벽부터 어두운 야간까지 도로를 주행하거나 도로변에 주차한 후 작업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농기계들이 반사·발광장치가 부족하거나 농사작업 중 파손된 경우가 많아 일반 운전자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농기계 또는 농기계 운전자 자체의 결함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고’를 살펴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간 후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남아 농사일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 농촌의 현실이기에, 농기계 운전자 또한 주로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들은 고령으로 인해 인지능력과 운동신경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별다른 운전면허가 필요 없기 때문에 도로주행법에도 미숙하여 이로 인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의 이유들로 인해 봄철 많은 이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농기계 사고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 만약 도로 위에서 농기계를 마주한 경우, 어떠한 방법으로 행동해야 사전에 사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로, 추월을 하고자 한다면 충분한 공간과 시야가 확보된 곳에서 경음기로 농기계 운전자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 후 추월하도록 한다.

둘째로, 평소 농촌에서 운전을 할 때는 안전속도 이하로 서행하고, 특히 농기계의 출몰이 잦아지는 농번기에는 더욱 조심하여 운전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주행 중 농기계를 만났을 때 그들 대부분이 고령운전자일 수 있음을 예상하여 일반운전자보다 더 주의하고 양보하는 운전습관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지도 어느새 4개월차에 접어들고 있고, 다시 한 번 꽃 피는 봄이 왔다. 새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상춘객들을 태운 행락차량이 많아지는 동시에 새 작물을 준비하기 위한 농민들을 태운 농기계들도 하나둘씩 거리로 나서기 시작할 텐데, 부디 올해 봄에는 농기계 운전자와 일반차량 운전자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 누구 하나 다치지 않는 따스한 봄이 되길 소망한다.

 

상주경찰서 교통관리계장 경감 박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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