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차승진

 

아버지 손잡고 웨딩마치 울리는

길 위에 서 있다.

 

고요한 침묵이 어둠 밝히면

신부의 드레스 백목련으로

피어난다.

 

삶이란 한번쯤 누구의 시선을 받으며

아무도 채점 할 수 없는 시험대에 서는 것

 

지나온 추억의 강물이 소리 없이 흐르고

 

첫차를 타야하는 발걸음처럼

시간은 경적을 울리고

 

작별의 유리창 안과 밖에서,

 

꽃보다 예쁜 딸아이 떨리는 손 놓아야하는,

쓸쓸한 애비의 뒷모습 사이로

 

뭉게뭉게 피어나는

화사한 안개꽃 그림 같은

 

새하얀 웨딩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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